서울의 지하철 1호선은 더 이상 기차가 아니었다. 철도는 빛나는 광물로 변해 있었고,
지하를 타고 오르는 스크린이 떠올랐다. 하늘은 멈춘 듯 한데, 땅은 점점 내려앉았다.
1973년, 종말이 시작된 해였다. 산맥이 움직이기 시작했고, 서울의 중심부는 두 번째
지각으로 무너졌다.
남성은 이름 없이 살아왔다. 고향의 폐공장에서 버려진 아이였고, 18세 때 계모의 손에
의해 ‘제2금속협회’의 예비 성원으로 등록되었다. 그날부터 그의 피는 산양광(산맥의
유출물)과 혼합되었고, 정상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불가능해졌다.
계모는 그에게 흑백의 반지와 함께 말했다. “너는 이제 우리 길드의 심장이다. 가라앉지
않기 위해, 반드시 다른 사람을 잡아야 한다.” 이 규칙은 단순한 조건이 아니라 생명
유지 조건이었다 — 각각의 생존자는 매주 한 명의 ‘사망자’를 제거해야 했다. 그렇지
않으면, 자신이 먼저 파괴될 것이었다.
남성은 달리지 않았다. 산맥이 움직이는 동안, 그는 공장의 자동화 기계를 따라 다녔고,
길드의 은밀한 통로를 뚫었다. 계모의 목소리가 메모리 속에 새겨져 있었다. “너는 나
의 자식이 아니다. 그러나 네가 죽으면, 나는 또 다른 자식을 만들 수 있다.”
그때, 하나의 신호가 발생했다. 서울의 지하에서, 어린 여자가 산맥의 깊이에서 떠올랐다
. 피부는 금빛이고, 눈은 비어 있었다. 그녀는 이미 사망한 상태였으나, 시스템의 일부
로 재생되고 있었다. 길드의 최신형 테스트 대상 — ‘환생형’의 첫 번째 실험체.
남성은 그녀를 보았다. 그녀의 얼굴은 자신의 어릴 적 기억과 겹쳤다. 그 순간, 길드의
감시 장치가 작동했다. 산맥의 파동이 강해졌고, 모든 인공 호흡기와 생체 감지기가 동
시에 고장났다.
그는 그녀를 데리고 도망쳤다. 계모의 명령은 무시했고, 길드의 출입구는 스스로 폭발했다
. 그들의 뒤에서, 산맥의 파편이 지면을 찢으며 움직였다.
결국, 그들은 폐공장의 깊은 지하에 도착했다. 거대한 기계들이 멈춰 있었고, 빛은 땅
아래에서만 번쩍였다. 여자는 입을 열었지만, 아무 소리도 나오지 않았다. 그저 손을 내
밀었다.
남성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그 순간, 그의 피가 산양광과 완전히 결합했다. 시
스템의 원리가 바뀌었다. 더 이상 죽임이 필요 없었다.
산맥은 다시 잠들었고, 서울의 지하철은 돌연 정지했다. 남성과 여자는 서로를 바라보며,
아무 말 없이 웃었다.
애틋함은 이제 막 시작됐다. 하지만 이곳에서는, 그 자체가 전부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