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05년 서울의 한 야학당 건물 안. 철제 문 위에 새겨진 ‘황해학원’이라는 간단한

글자가 흐릿한 불빛 아래서만 드러난다. 그곳은 개화기의 신문사들과 연계된 비밀 교육 기

관으로, 외국어와 과학을 배우는 학생들은 모두 특별한 신분을 지닌 자들이다.

학생 명단 중 하나가 ‘이상혁’이라는 이름을 가진다. 그는 재벌 남자로 태어났지만, 2

024년의 어느 날, 사고로 죽은 후 이곳에 다시 돌아왔다. 상태창 시스템이 그를 끌어

들이는 순간, 그의 머릿속엔 “복수”라는 단어가 깊숙이 새겨졌다.

학원 내부는 로판 스타일의 환경으로 꾸며져 있다. 천장에는 전등이 없고, 유리잔에 담긴

석유가 바닥에 반사되는 빛으로만 공간을 밝히고 있다. 이상혁은 수업 시간에 선생님의

말을 따라 적으면, 그 내용이 바로 자신의 상태창에 반영된다. 점수, 능력치, 그리고

숨겨진 계약결혼 정보까지.

그의 상태창에 등록된 ‘계약결혼 대상자: 김소연’이라는 문구는 그를 혼란에 빠뜨린다.

김소연은 학원의 오랜 멤버이며, 그녀의 상태창에는 ‘특이 능력: 먼치킨 시스템 활성화’

라고 되어 있다. 이상혁은 그녀에게 접근하려 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피한다.

학원 장학금을 받으려면 반드시 ‘미스터리 미션’을 해결해야 한다. 이상혁은 첫 번째 미

션을 수행하던 중, 과거의 기억이 스르륵 흐려지는 것을 느낀다. 그의 뇌에 새겨진 ‘회

귀’라는 개념이, 지금 이 순간부터 현실과 연결되기 시작한다.

한번의 실패로 상태창이 초기화되는 규칙이 존재한다. 이상혁은 이를 무시하고 계속 미션을

수행하며, 김소연의 진짜 정체를 파헤친다. 그녀는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학원의 시스템을

붕괴시키려는 계획을 세워놓았다.

최종 미션은 학원의 핵심 데이터를 손에 넣는 것이었다. 이상혁은 김소연과 함께 데이터실

에 들어선다. 그곳에서 그는 자신의 과거를 보게 된다. 그는 2024년의 자신이 아닌,

개화기의 어떤 인물을 상대로 복수를 준비했던 모습을 목격한다.

데이터실의 문이 닫히는 순간, 이상혁의 상태창에 ‘각성: 본래 정체 확인 완료’라는 문

구가 떠오른다. 그는 더 이상 복수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그는 이 시대의 변화를 이끌

어내야 할 주체가 되었다.

김소연은 눈물을 흘리며 그를 향해 손을 내민다. 그녀도 회귀한 인물이었고, 그와 같은

운명을 함께 하기를 원했다. 이상혁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학원의 새로운 미래를 열어나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