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삼청동. 기술이 아직 발전하지 않은 시대에 갑작스럽게 등장한 '시스템
'은 모든 인간의 운명을 결정하는 거대한 메커니즘으로 작동한다. 이 시스템은 사람들을
과거의 기억과 정체성을 가진 채 시간 여행시켜, 특정 조건을 완수해야만 현재로 돌아올
수 있도록 강제한다.
남성, 김준호는 30대 중반의 직장인이지만, 시스템에 의해 2004년의 한 여름 밤,
어머니와의 심한 다툼으로 인해 자살한 상태로 태어난다. 그는 자신이 이미 죽었음을 깨닫
고, 생존을 위해 시스템의 요구를 따라야 한다.
시스템은 그에게 명령한다. "친정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고, 그녀와 선결혼 후 연애를 해
라."
김준호는 어머니가 지금은 부유한 재벌 집안의 여인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는
그녀와의 과거를 기억한다. 어릴 적 그녀는 자신에게 엄격했고, 성적 압박과 폭력을 행사
했다. 그는 그녀와의 결혼을 받아들일 수 없지만, 시스템의 힘 앞에서는 선택권이 없다.
그는 어머니의 집으로 찾아간다. 재벌 가문의 건물 안에서 그는 자신의 과거 모습을 보게
된다. 어린 시절의 자신이 어머니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장면. 그때부터 그는 절망
을 느낀다.
시스템은 그를 계속해서 과거로 보내며, 어머니와의 관계를 다시 만들도록 강요한다. 매번
그는 실패한다. 어머니는 그를 거부하거나, 그의 존재 자체를 부정한다. 시스템의 반응
은 더욱 극심하다. 그의 정신이 붕괴될 때까지 몰아붙는다.
그가 결국 결혼식에 서자, 시스템은 그의 내면에 새긴 상처와 과거를 드러낸다. 어머니는
그가 아닌 다른 남자의 아들임을 알게 되고, 충격으로 정신을 잃는다.
결혼식 현장에서 김준호는 시스템의 목적을 깨닫는다. 그것은 그의 과거를 통해 현재의 불
완전한 가족 관계를 수정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시스템의 희생양이 되고
싶지 않다.
결국 그는 시스템을 떠나기 위해 마지막 명령을 실행한다. 어머니와의 결혼을 취소시키고,
그녀의 과거를 파헤쳐 자신이 누구인지 진실을 밝혀낸다. 시스템은 그의 행동에 대해 경
고를 하지만, 김준호는 더 이상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시작을 위해 과거를 떠나, 시스템의 지배를 벗어난다. 그러나 그의 내면에는
여전히 절망의 그림자가 남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