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중반, 서울 강남의 한 옛 건물 안에서 조현우는 생일 선물로 받은 회사 지
분 증서를 손에 쥐었다. 그는 태어날 때부터 ‘이성철 재벌 가문의 유일한 후계자’라는
라벨을 붙여진 존재였다. 그러나 20대 초반의 그는 아무것도 느끼지 못했다. 감정이 없
던 그는 오직 데이터와 계산만으로 삶을 움직였다.
그의 어머니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사라졌다. 경찰은 자살로 판결했지만, 조현우는 그녀가
떠난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날 이후, 그는 자신을 채워줄 만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
나섰다.
재벌 기업을 상속받은 그는 곧바로 경영 일선에 나섰다. 하지만 그의 무심함은 오히려 직
원들과의 거리감을 만들었고, 주주들의 불신을 자아냈다. “후계자는 감정도 없고, 사람도
아닌 것처럼 보인다”는 말이 뒤따랐다.
한밤중, 그는 회사의 잠든 사무실에서 옛 문서를 발견했다. 1970년대 당시 이성철 그
룹이 건설했던 공장 건설 계약서와 함께, 어머니의 이름이 적힌 서류도 함께 있었다. 그
는 어머니가 사실 이 회사를 위해 목숨을 걸었던 것을 깨달았다.
그때부터 그의 세계는 바뀌었다. 감정이 없는 그는 이제 더 이상 무심하지 않았다. 그는
어머니의 유산을 되찾기 위해, 1970년대의 은밀한 연결고리를 추적하기 시작했다.
회사 내부의 반란, 일본 자본의 압박, 그리고 그의 정체성에 대한 의문까지. 모든 것이
하나의 점으로 모여갔다.
최종적으로 그는 어머니의 진실을 밝혀내고, 자신의 무심함을 버린 채, 새로운 성장을 선
택했다. 그는 더 이상 후계자가 아니었다. 그는 스스로를 만들어낸, 희망을 품은 인간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