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서울 한복판. 산업화 시대의 번잡한 거리와 철강 공장의 연기 속에서 한 여자

가 깨어난다. 그녀는 30년 전 자신이 죽었던 날로 회귀했다는 것을 직감한다. 그때의

사건은 그녀를 가족과 사회로부터 배척시켰고,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게 만들었다.

그녀는 즉시 본가를 찾아간다. 부모는 사라지고, 동생들은 결혼으로 다른 도시로 떠났다.

유일한 유산은 어릴 적 친구였던 이준혁이라는 남자의 기억이다. 그는 자신에게 사랑을

했지만, 그 사랑은 결국 자신의 죽음으로 이어졌다.

그녀는 이준혁의 집을 찾아간다. 그는 이제 35세의 기업가로, 부모가 생전에 원했던 ‘

계약결혼’을 통해 명문가의 딸과 결혼할 예정이다. 그녀는 그를 꼬드겨서 자신과 결혼하게

만든다. 선결혼 후연애라는 조건을 내걸며, 그의 마음을 다시 얻으려 한다.

그러나 이준혁은 그녀의 정체를 알고 있다. 그녀는 그의 과거를 바꾸려는 악녀로, 그의

삶을 완전히 파괴하려 한다. 그는 그녀를 몰아내지만, 그녀는 이미 그의 가족과 사업에

깊이 뿌리를 박았다.

시간이 지나자, 그녀는 자신의 재벌 가문의 유산을 되찾고, 이준혁의 회사를 인수한다.

그는 그녀의 계획을 알아차리고, 단순한 결혼이 아닌 생사의 게임으로 돌입한다.

그녀는 점점 더 악랄해진다. 그의 가족을 위협하고, 직원들을 해고하며, 그를 고립시킨다

. 그러나 그는 그녀의 속마음을 읽는다. 그녀의 빙의는 단순한 복수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그녀는 이준혁 앞에서 모든 것을 드러낸다. 자신이 죽었을 때 그가 눈물을 흘렸다는

것을. 그는 그녀의 말에 잠시 멈칫하지만, 곧 그녀를 두 눈으로 바라본다.

"당신은 나를 다시 사랑하게 할 수 있어?"

그녀는 고개를 숙인다. 그의 손을 잡으며, 그녀는 마지막 희망을 붙잡는다. 그러나 그

순간, 그녀는 자신의 진짜 목적을 깨닫는다.

그것은 복수도, 사랑도 아니다. 그저, 자신이 살아 있다는 사실을 느끼는 것뿐이었다.

그녀는 그의 손을 놓고, 뒤로 물러선다. 이준혁은 그녀를 바라보며, 아무런 말도 하지

않는다.

그녀는 그의 눈빛에서 영원한 절망을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