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옛 공장 지하에서 낯선 장비가 작동했다. 1930년대 초반, 산업화의 물결

속에서 죽은 자가 다시 살아나는 것이었다. 그녀는 이 도시의 중심에 자리 잡은 ‘개화학

원’이라는 건물 안으로 끌려 들어갔다. 그곳은 현대 기술과 전통 문양이 혼재한 독특한

건축물이었고, 내부에는 일본식 출입문과 한국 전통 상징이 교차하는 홀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조연여’라는 이름으로 재탄생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첫 번째 시련은 학원

의 시스템이었다. 학생들이 각자 받는 ‘던전 티켓’은 실제 역사적 사건과 연결되어 있었

고, 이를 극복해야만 진급할 수 있었다. 그녀에게 주어진 티켓은 ‘1920년 대구 폭동

’이었다.

던전의 입구는 길거리였다. 거리에는 일본 복장을 한 군인들과 함께 행진하는 인민군이 있

었고, 그들 주변에는 고요히 눈을 감은 민중들이 있었다. 그녀는 자신이 이 사건을 직접

경험했음을 알게 되었다. 이곳은 시간 자체가 왜곡된 공간이었다. 그녀의 선택이 과거를

바꿀 수 있는 능력을 가졌다는 뜻이었다.

첫 번째 미션은 ‘경찰서의 문서를 보호하라’는 것이었다. 그 문서는 일제의 폭압 정책을

드러내는 증거였고, 만약 손상되면 이 사건은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 수 있었다.

그녀는 무기 없는 상태로 경찰서를 돌파해야 했다. 그곳엔 일본군과 간첩들이 기다리고 있

었다.

그녀는 이전 생애에서의 기억을 활용해 일본군의 약점을 찾아냈다. 그들은 전투보다 정보

수집에 더 집중하고 있었고, 그 점을 이용해 문서를 위장 배달하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이 승리는 단순한 승리가 아니었다. 그녀는 자신의 과거를 바꾸며 현재의 세계도

영향을 받게 됐다. 개화학원의 시스템은 모든 행동이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법칙을 따르고

있었고, 그녀의 선택은 곧 미래를 결정하는 것이었다.

던전의 마지막 문이 열렸다. 그녀는 자신이 이제 더 이상 ‘조연여’가 아닌 ‘헌터’임을

깨달았다. 그녀의 목적은 더 이상 복수도, 사랑도 아닌——역사 자체를 바꾸는 것이었다

. 그녀는 새롭게 태어난 존재로서, 산업화의 파도 속에서 일본 식민지와 조선의 경계를

넘어선 비장한 여정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