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아파트 지하 2층, 쓰레기 더미 속에서 깨어난 남성은 자신의 몸에 낯선 기운

을 느꼈다. 시체처럼 죽어가던 그는 갑작스럽게 움직이기 시작했고, 주변의 소리와 냄새가

정확하게 들려왔다. ‘빙의자’라는 단어가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그는 어릴 적 입양된 아이였다. 부모는 없다. 유일한 추억은 친부모의 집 앞에서 울며

떠난 날뿐이었다. 지금의 몸은 그 기억과 달랐다. 팔십대의 나이를 먹은 남자의 육체로

태어났지만, 그의 머릿속엔 과거의 기억이 분명히 남아 있었다.

세상은 달라졌다. 건물 위에 떠 있는 전투 드론,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상인들, 사람들의

얼굴에 새겨진 디지털 식별 번호. 이곳은 어떤 미래의 판타지 세계였다. 과거의 한국이

아니라, 완전히 새로운 메커니즘으로 돌아가는 세계. 인간과 AI가 혼재하고, 신분은

DNA 데이터로 결정된다.

그는 ‘헌터’ 시스템에 등록되었다. 복수심을 가진 빙의자가 첫 임무를 받았다. 목표는

과거의 입양 기록을 찾고, 자신을 버린 친부모를 죽이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 기록은 ‘

삭제’되어 있었다. 누군가가 이미 그의 과거를 지웠다.

그는 도시의 중심부로 향했다. 거기엔 ‘로판 아카데미’가 있었다. 모든 헌터들이 모여드

는 곳. 그는 학생들을 따라가며 정보를 수집했다. 그러나 곧, 자신을 죽이려는 자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친부모는 살아 있다. 그런데 그들은 ‘재벌’의 일원이었다. 그의 입양 서류를 조작한 것

도 그들이었다. 그 이유는? 그는 자신이 ‘환생한 자’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과거의

몸을 차지한 그는, 이 세계의 법칙을 바꾸는 힘을 가진 존재였다.

마지막 전투는 재벌 본부에서 벌어졌다. 그는 친부모를 죽였지만, 동시에 자신의 기억도

함께 잃게 되었다. 다시 태어난 그는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로 깨어났다. 세상은

여전히 같았지만, 그의 안에는 빈 공간만 남았다.

절망이 그를 감쌌다. 그는 이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돌아가야 했다.

[시스템 규칙]

1. 빙의자는 과거의 기억을 유지할 수 있지만, 그 기억이 이 세계의 법칙을 어기면 즉

시 삭제된다.

2. 헌터 등록 후 72시간 내 임무 실패 시, 인격이 파괴되고 새로운 빙의자가 대체된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