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서울 한복판, 공장 일로 밤낮을 바꿔가며 살아가는 이경미는 잠에서 깨어나
자신의 몸을 발견한다. 손끝에 묻은 오일 냄새, 허리에 걸린 천막 지갑 — 모든 것이
낯설면서도 익숙하다. 지난해 사고로 죽었던 남편 김준혁이 다시 살아 있다는 소식을 듣고
, 그를 찾아간다.
그는 더 이상 평범한 기술자로 살지 않는다. 대신, 부산에 있는 외국 자본의 공장에서
고용된 ‘특수 인력’으로 일하고 있다. 경미는 그에게 다정하게 다가간다. 하지만 준혁은
눈빛에 불안을 감추며 그녀를 피한다.
경미는 과거와 다른 그의 모습에 혼란을 느끼지만, 그의 손목에 새겨진 수상한 문양을 본
순간, 기억이 스쳐 지나간다. 그것은 2000년대 후반에 등장했던 ‘인간 개조 프로젝
트’의 표시였다. 회귀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경미는, 그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알아내기 위
해 그의 곁을 멀리 떠나지 않고 붙잡는다.
그의 아내와 아이가 없다는 사실은 경미에게 충격을 준다. 과거엔 그녀와 함께 있었던 딸
이 있었다. 지금의 그는 딸을 잃은 후 심리적 상처를 겪으며 살아가고 있다. 경미는 그
를 따르며, 딸을 잃은 슬픔을 치유하는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그러나 준혁의 몸속에는 미스터리한 시스템이 작동 중이다. 그는 어느 날 갑작스럽게 마비
상태에 빠지고, 경미는 그의 머릿속에 강제로 데이터를 주입받는다. 그 안에는 그가 얼
마나 많은 사람들을 죽였는지, 그리고 자신이 어떤 실험체인지에 대한 진실이 담겨 있다.
경미는 자신의 회귀가 단순한 운명의 반복이 아니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녀는 준혁을 구
하기 위해 과거의 선택을 다시 해야 한다. 그러나 이번엔 그가 아닌, 그녀가 선택해야
할 때다.
결국, 경미는 그의 손을 잡고, “이번엔 나가서 네 마음을 다시 만들어 줄게.”라고 말
한다. 준혁은 눈물을 흘리며 그녀의 손을 꼭 잡는다. 그 순간, 그의 몸속에 있던 시스
템이 정지되고, 그는 다시 평범한 인간으로 돌아간다.
경미는 과거의 죽음에서 돌아왔지만, 이번엔 그녀가 남편을 구할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
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그녀가 선택했다.


